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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로 1990년대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아 온 톰 시즈모어가 뇌 질환으로 투병하다가 3일 61세의 나이로 숨졌습니다.

AP 통신은 시즈모어가 지난달 18일 로스앤젤레스 자택에서 뇌동맥류로 쓰러져 캘리포니아 버뱅크의 한 병원에서 치료 받던 중 이날 자다가 숨을 거뒀다고 시즈모어 매니저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1961년 태어난 시즈모어는 '올리버 스톤의 킬러'(1994), '히트'(1995)와 같은 범죄 스릴러물에 인상 깊은 조연으로 출연했습니다.

그는 노르망디 상륙 작전을 주제로 한 영화 '라이언 일병 구하기'(1998)에서 마이크 호바스 중사 역할을 맡으면서 일약 스타덤에 올랐습니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는 전쟁의 현실을 사실적이고 정교하게 묘사해 전쟁 영화의 교과서라는 평가를 받는 작품으로 1999년 골든글로브, 미국 아카데미, 영국 아카데미 등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었습니다.

시즈모어는 그 뒤에도 또 다른 전쟁 영화 '블랙호크다운'(2001), '진주만'(2001)에 출연해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의 남성을 연기하는 탁월 배우였습니다.

시즈모어는 이 같은 영예를 뒤로 한 채 각종 폭력과 성추행 사건에 휘말려 급격한 내리막길을 걸었습니다.

전 부인이자 배우인 메이브 퀸란을 구타한 혐의로 1997년 체포됐으며 2003년에는 전 여자친구 하이디 플라이스를 학대한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확산한 2017년에는 2003년 한 영화 촬영장에서 유타주 출신 11세 소녀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에도 휘말렸습니다.

그 외에도 시즈모어는 2002년 방영된 드라마 '강도살인과'(Robbery Homicide Division) 촬영 중 성희롱을 저지른 혐의로 피소되고 2016년 또 다른 가정폭력 혐의로 체포되는 등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약물 중독도 심각했으며 보호 관찰 기간 여러 차례 진행된 약물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오고 차에서도 필로폰이 발견되면서 2007년 8월부터 2009년 1월까지 감옥에도 갔었습니다.

그는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빚을 갚기 위해 2008년부터 방영된 리얼리티 TV 쇼 '연예인 재활', 스핀오프인 '소버 하우스' 등에 출연했습니다.

시즈모어는 과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지난해에만 '임푸라투스', '뱀파더' 등 각종 공포 및 액션 영화 여러 편에 출연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습니다.

AP는 시즈모어가 2013년 출판한 회고록에서 "나는 빈털터리에서 출발해 정상에 오른 사람이었으나 이제는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다"고 털어놨다고 했습니다.

사람들은 성공했을때 왜 자리를 지키지 못하고 수렁으로 빠져드는 것일까요.  명성과 재력을  얻어 세상의 모든 것을 다 가진 것 같아도 겸손한 마음 가짐을 잃지 말아야합니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하이디 플라이스와 톰 시즈모어

메이브 퀸란과 톰 시즈모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