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적 기대를 모으며 준비해 온 잼버리 대회가 운영 주최 측의 부실로 중도에 접는다고 합니다.

가혹한 날씨와 열악한 시설로 철수를 통보한 영국에 이어, 미국도 조기 철수 의사를 밝혀 참가국의 '도미노 이탈'이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 추세라면 다른 참가국도 철수 대열에 동참할 가능성이 커 잼버리가 이미 파행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입니다.

루 폴슨(Lou Paulsen) 미국 보이스카우트 운영위원장은 5일 연합뉴스에 "우리는 날씨 때문에 떠난다"라며 "우리는 (평택 미군기지 내) 캠프 험프리스로 돌아가는 것으로 돼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6일로 예정된 K팝 콘서트를 포함해 잼버리 활동을 포기하는 것에 대해 대원들이 아쉬워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문제의) 핵심은 날씨인데, 우리가 이제까지 겪은 일과 예상되는 날씨, 캠프장의 역량을 고려했을 때 청소년들을 제대로 돌보기 위해 내린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벨기에 대사관도 인천 소재 대형시설에 스카우트 대원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참가국의 조기 철수 사태는 이미 대회 초반부터 예견돼 있었습니다.

개막일인 지난 1일 취재진이 돌아본 영지 내 '델타구역'은 지난달 내린 장맛비로 물에 잠긴 상태였고, 스카우트 대원들이 생활하는 야영장 곳곳에서도 물웅덩이가 발견됐습니다.

축축한 야영장은 한낮 기온이 35도가 넘는 폭염 탓에 한증막을 연상케 하는 가혹한 환경으로 변해 대회 내내 대원들의 건강을 위협했습니다.

연일 수백명의 온열질환자와 벌레 물림 환자가 발생하면서 시민·사회단체는 참가자 안전을 위해 대회를 조기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냈습니다.

그런데도 대회 조직위원회의 대처는 안일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위생 상태가 불량한 화장실과 탈의실 등을 한동안 내버려 뒀고, 폭염과 벌레는 '스카우트 정신'을 언급하며 극복할 수 있는 문제라고 강조했습니다.

여러 정부 부처와 기관으로 구성된 조직위의 소통도 원활하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보도를 통해 수많은 문제점이 제기됐는데도 뚜렷한 개선책을 내놓는 대신, 타 부처나 기관에 책임을 떠넘기기 급급했습니다.

이번 대회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이 공동 조직위원장을 맡고, 김관영 전북도지사가 집행위원장을 담당했습니다.

각 부처와 기관, 지자체 간 유기적 소통으로 성공적 대회를 치르겠다는 다짐과 달리, 대원들의 안전을 등한시한 대회 운영으로 끝내 참가국의 조기 철수 사태를 불러왔습니다.

뒤늦게 한덕수 국무총리가 나서 "앞으로 중앙정부가 잼버리를 책임지겠다"고 개선을 약속했으나 대회에 실망한 참가국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하고 중도에 철수 결정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참으로 한숨하고 답답한 운영이었습니다. 그 많은 준비할 시간과 행사비용을 어찌하고 부실로 세계적 망신을 당합니까. 이 꼴을 보고 어찌 국제행사를 유치할 수 있겠습니까.

수사를 통하여 책임 시비를 가리고 행사비로 책정된 공금이 제대로 쓰였나 철저히 조사하기 바랍니다. 행사비를 부당하게 사용했다면 벌금을 포함하여 환수하고 엄벌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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