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X  전 CEO 샘 뱅크먼 프리드

세계 3위 가상화폐 거래소였으나 갑자기 파산보호 신청을 낸 FTX의 창업자이며 전 최고경영자(CEO)인 샘 뱅크먼 프리드(30)가 영연방 회원국인 바하마에서 체포된 후 보석을 청구했으나 기각됐습니다.

뱅크먼 프리드는 열악한 수감 조건으로 악명이 높은 바하마의 폭스 힐 교도소에 구속 수감된 상태로 미국 정부의 범죄인 송환 요구에 대응해야 할 전망입니다.

다만 그가 송환 요구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힘에 따라 실제 송환이 언제 이뤄질지는 알 수 없습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바하마 법원은 이날 재판을 열어 뱅크먼 프리드를 심문한 후 도주 우려가 크다며 보석 청구를 기각하고, 송환 재판이 열리는 내년 2월 8일까지 구속 상태를 유지토록 했습니다.

뱅크먼 프리드는 재판 도중 '미국 정부 측의 범죄인 인도 요구에 따른 송환에 이의를 제기할 권리를 포기하겠느냐'는 취지의 판사 질문에 " 포기하지 않겠다"라고 대답했습니다.

짙은 푸른색 양복과 흰 셔츠를 입고 나타난 뱅크먼 프리드는 혐의를 부인했으며, 구속 유지를 명한 판사의 선고를 듣고는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는 이어 재판을 방청한 부모 조지프 뱅크먼과 바버라 프리드와 포옹하고 법원 청사 밖에서 대기 중이던 밴에 실려 교도소로 향했습니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 피의자 변호인은 의뢰인이 법무팀과 함께 혐의를 검토 중이며 모든 법적 선택지를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뱅크먼 프리드는 재판 전날인 12일 미국 정부의 범죄인 인도 요청을 받은 바하마 당국에 체포됐으며, 같은 날 뉴욕 맨해튼 소재 뉴욕 남부 연방 지방검찰청은 뱅크먼 등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했습니다.

공소장에는 금융사기·증권사기 공모와 선거자금법 위반 등 혐의 8건이 적시됐으며, 혐의가 모두 인정될 경우 최장 115년의 징역형 선고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데이미언 윌리엄스 미국 뉴욕 남부 연방검사장은 뱅크먼 프리드의 사기로 고객들이 수십억 달러(수조 원)의 피해를 당했다며 "미국 역사에서 최대 규모의 금융사기 중 하나"라고 강조하고 수사가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윌리엄스 검사장은 "오늘 공개된 혐의 내용이 확실히 보여 주듯이, 이는 경영상 실수나 허술한 관리의 사례가 아니라 의도적 사기라는 점이 매우 명백하고 단순하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은 뱅크먼 프리드가 송환에 이의를 제기하는 법정 다툼을 벌일 경우 실제 송환이 상당히 늦춰질 수도 있다고 최근 선례들을 들어 지적했습니다.

미국 시민들 상당수가 여건이 열악한 외국 감옥에서 몇 년을 보내는 것보다는 차라리 자국으로 돌아가는 쪽을 택하는 점을 들어, 뱅크먼 프리드가 결국은 미국행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만약 뱅크먼 프리드가 이의 제기권을 포기할 경우 바로 그다음 날 송환 동의서에 서명하고 1주 내에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즈와이백 변호사는 내다봤습니다.

미국 교도소 수감 여건에 관한 전문가인 래리 러바인 월스트리트 프리즌 컨설턴츠 창립자는 로이터통신에 뱅크먼 프리드의 경우 송환 이의제기권을 포기하는 편이 나을 것이라며 "(바하마에) 머물러 봐야 그에겐 좋을 게 없다. 결국 미국으로 송환될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습니다.

바하마의 유일한 피의자·피고인·범죄인 구금시설인 폭스힐 교도소는 비위생적 환경 등 열악한 수감 조건으로 악명이 높은 시설입니다.

작년에 나온 미국 국무부 보고서에 따르면 이 시설은 적정 수감 인원보다 실제 수감자가 훨씬 많은 과밀 상태이며 쥐가 들끓을 뿐만 아니라 변기가 따로 없어서 수감자들이 양동이에 대소변을 봐야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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