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월 22일 서울시 송파구 방이동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이모(43세) 씨가 청산가리 중독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하여 당시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되며 사회에 크나큰 충격을 안겨 주었습니다.

이모 씨는 남편 유모 씨(45세)와 같은 직장에 근무하는 은행원 부부였습니다. 그동안 부부의 결혼생활은 원만하고 경제적으로도 안정되어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삶이었습니다. 순항하던 두 사람의 결혼생활에 풍랑이 일기 시작한 것은 남편 유 씨가 2014년 2월경 초등학교 동창모임에 나가 동창생 한모 씨(46세)를 만나서부터였습니다.

남편 유 씨는 동창모임에서 만난 한 씨와 내연관계로 발전했고 추후 아내 이 모 씨가 두 사람의 관계를 알게 되었습니다. 아내 이 씨는 어떻게든 가정을 지키려는 마음으로 내연녀 한 씨를 찾아가서 설득도 해보고 남편과 헤어지는 조건으로 3억 5천만 원도 건넸습니다. 그러나 한 씨는 유 씨와 관계를 계속 이어갔고, 남편 유 씨도 아내 이 씨에게 한 씨와 헤어지겠다고 약속을 하고 뒤로는 계속 만나고 있었습니다. 

내연녀 한 씨는 유 씨와 관계를 계속 이어가며 그즈음 갖은 수단을 다하여 청산가리를 구하려고 인터넷 검색을 하며 화공약품상등을 접촉했습니다. 검찰에 따르면 한 씨는 2014년 7월부터 청산가리를 구입하려고 했고, 그녀의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포렌식 한 결과 회사에서 인터넷으로 '청산가리로 사람 죽이는 법', '청산가리 몰래 먹이는 법' 등을 28차례 검색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또한 내연녀 한 씨는 2014년 7월 8일부터 9월 11일까지 자신의 메일로  7차례에 걸쳐 '청산가리 구입하고 싶습니다. 가능한가요?'라는 질문을 보냈습니다. 한 씨는 휴대전화로 청산가리 판매업자에게 "개와 고양이를 데려와 청산가리를 먹여보라. 바로 죽으면 당장 사겠다"라고 연락한 사실도 있었습니다.

내연녀 한 씨는 아내 이 씨를 청산가리를 구입해서 죽일 계획을 세워 나가면서 유 씨와의 불륜 장면을 이 씨에게 보내 충격을 안겨 주기도 하며 갖은 수단을 동원하여 아내 이 씨를 괴롭혔습니다.  한 씨는 또한 심부름센터 직원을 시켜 "이 씨를 성폭행하고 내 앞으로 데려와 무릎 꿇려 달라"고 사주하기도 했습니다.

내연녀 한씨는  2015년 1월 21일  유 씨가 승진하여 회식으로 집에 늦게 들어올 것을 확인했습니다. 다음 부부의 딸이 잠잘 시간도 알아보고 이 씨가 철저히 혼자일 때를 노려 주도면밀하게 범행을 개시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자정 무렵  한 씨는 이 씨에게 전화를 걸어 "할 말이 있다"고 만나자며 오후 11시 50분쯤 송파구에 있는 이 씨의 아파트를 찾아갔습니다.

내연녀 한씨는 이 씨에게 마트에서 산 술을 자신의 차에서 같이 마시자고 했지만 이 씨가 거절했습니다. 실랑이 끝에 두 사람은 이 씨의 집 아파트 11층으로 소주 한 병을 들고 같이 올라갔습니다. 자정 무렵에 내연녀 한 씨는 미리 준비한 청산가리를 컵에 넣은 후  이 씨의 분을 돋워 소주를 마시게 하였습니다. 1시간이  지난 후 한 씨는 얼굴을 가린 채 계단을 이용하여 아래로 내려왔습니다.

회식을 끝내고 새벽 4시쯤 집에 돌아온 남편 유 씨는 아내 이 씨의 상태를 파악하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습니다. 부검결과 이 씨는 치사량의 수십 배에 이르는 청산가리 중독으로 사망했으며 온몸에서 청산가리가 검출됐습니다.  내연녀 한 씨는 유 씨에게 이 씨의 사망소식을 전해 듣고는 웬일이냐고 놀라는 척했다고 합니다. 경찰에 검거될 당시 한 씨는 이 씨의 명복을 빈다는 이유로 굿판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경찰 조사과정에서 내연녀 한 씨는 묵비권을 행사하다가 정신 이상을 호소하며 송파경찰서 유치장에서 자살 소동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이후 내연녀 한 씨를 국립정신병원에 입원시켜 치료 후 석방했지만 8개월여간의 재수사 끝에 이 씨를  청산가리 살해한 혐의로 구속했습니다.

아내 이 씨 시신의 머리맡에 놓인 소주병에  지문은 오로지 남편 것만 나왔고 집도 깨끗이 청소돼 있었습니다. 내연녀 한 씨는 범행을 계속 부인했지만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의 거짓말탐지기 검사에서 거짓 반응이 나왔습니다.  한 씨는 "이 씨가 자살한 것"이라며 범행을 계속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씨가 사망에 이르게 된 과정과 한 씨의 행동 등을 종합한 결과 한 씨를 유력한 '진범'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처음엔 이씨의 죽음이 누구의 짓인지 혹시 범인이 남편이 아닌가도 했습니다. 남편 유 씨가 새벽 4시에 집에 들어와서 아내 이 씨의 머리맡에 놓인 소주병을 들어 봤는데 그 병에 남편 유 씨의 지문이 찍혔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남편의 진술과 지문의 위치등 정황을 살펴볼 때 거짓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그 후 본격적으로 수사를 하면서 청산가리 살해범이 내연녀 한 씨라는 것이 드러나게 되었습니다.

내연녀 한씨  범행의 직접 증거는 없지만 간접 증거로도 충분하다며 2016년 2월 5일 1심에서 살인죄가 인정되어 징역 25년이 선고되었으나  2017년 5월 24일  2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가중되었고  같은 해 10월 23일 대법원에서 상고를 기각하면서 무기징역이 확정되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한 씨는 여기저기 언론등에 자신이 이 씨를 죽이지 않았다고 편지를 끊임없이 보낸다고 합니다.

남편 유씨는 한때 내연녀 한 씨와 헤어지려고 노력도 해봤지만 그녀의 무서운 집착으로 헤어지지 못하였습니다. 안타까운 점은 아내 이 씨가 너무 순진하고 착한 것 같아 마음이 더욱 아픕니다. 유부남을 꼬여 넘기고 악착같이 달라붙는 한 씨는  쉬운 상대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조심해야 하는데 악마 같은 한 씨를 남편과 헤어지라고 설득하고 큰 돈을 주고 만나는 열린 마음의 아내가 너무 착한 사람 같습니다.

아내 이씨는 내연녀 한 씨의 살해 의도를 전혀 파악하지 못한 채 한 씨가 권하는 청산가리 술을 그 앞에서 마신 것입니다.  한 씨는 이 씨가 청산가리 술을 마신 후 고통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 씨의 죽음을 확인한 후에 자리를 떴을 것입니다. 한 씨가 살해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데 어떠한 방법으로도 막기가 쉽지는 않았을 것이지만, 만나지 말고 더욱이 술은 마시지 않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술을 마시면 주위가 흩뜨려지고 상황 판단이 어려워지기 때문입니다.

가정을 가진 사람이 불륜을 저지르면 얼마나 참담한 결과로 귀결되는지 이 예를 보며 절실히 느낍니다. 남편 유 씨의 바람으로 인하여 어질고 성실한 아내 이 씨를 참담한 죽음으로 내몰고 어린 자식의 어미를 빼앗은 뼈저린 아픔은 무엇으로도 회복할 수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남편 유 씨에게 부탁하고 싶은 말은 자신의 만족만을 추구하지 말고 크나큰 상처를 받고 살아갈 자녀를 잘 돌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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